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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로 한 세대를 가르친 투자자, 하워드 막스

by 카니 2026. 7. 18.

Oaktree의 리스크 통제 철학 —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에 사느냐

이미지 출처 : YouTube — 하워드 막스 인터뷰

 

하워드 막스(Howard Marks)는 오크트리 캐피털(Oaktree Capital)의 공동창업자로, 약 1,900억 달러를 운용하는 distressed debt(부실채권)·credit(크레딧) 분야의 대가다. 1990년부터 고객에게 써 온 무료 '메모(memo)'로 세계 투자자 수십만 명의 스승이 됐고, 『투자에 대한 생각(The Most Important Thing)』과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Mastering the Market Cycle)』을 남겼다. 워런 버핏이 "책을 쓰면 표지 추천사를 주겠다"고 약속하자, 그는 은퇴 후로 미뤄 두었던 집필을 앞당겼다.

그의 철학은 화려하지 않다. 리스크를 통제하고, 가치보다 싸게 사고, 승자를 좇기보다 패자를 피하고, 사이클을 이해하라는 것이다. 이 글은 그가 여러 강연과 인터뷰에서 풀어낸 사고의 뿌리를 하나로 엮은 것이다.

① 시티은행에서 시작된 길

여덟 살에 투자설명서를 읽었다거나 열세 살에 첫 투자를 했다는 이들도 있지만, 막스는 그런 부류가 아니었다. 1969년 스물셋에 대학원을 마친 그는 와튼에서 금융을, 시카고에서 회계를 공부하고도 무엇을 할지 뚜렷하지 않아 컨설팅·회계·기업 재무·투자 등 여섯 개 분야를 두루 면접 봤다. 결국 투자업을 택한 이유는 단순했다—1968년 시티은행(Citibank) 리서치 부서에서 여름 인턴을 해 봤는데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투자는 화젯거리도, 유명 투자자도 없던 시절이라 그가 제안받은 여섯 자리의 연봉은 모두 똑같았다. 특별할 것 없는 선택이었다.

그가 말하는 '철학'은 데카르트나 로크를 읽어 배우는 남의 철학이 아니다. 스승과 부모에게 배운 것에, 자신의 경험이 그것을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를 더한 것—그 결합이 곧 자기 철학이다. 그래서 그의 철학에는 20여 년의 실전 경험이 배어 있다. 1990년부터 그는 메모를 쓰며 그 생각을 다듬어 왔다. 대표작의 제목 『가장 중요한 것(The Most Important Thing)』도 그 산물이다. 고객 앞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스크 통제"라 말하고 5분 뒤 "가장 중요한 것은 싸게 사는 것", 또 5분 뒤 "가장 중요한 것은 역발상"이라 말하는 자신을 발견한 그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을 열아홉 개나 꼽아 메모로 정리했다. 그 메모가 훗날 책이 됐다.

② 네 개의 영감 — 무엇이 그의 철학을 만들었나

막스는 자기 철학의 뿌리를 네 갈래로 꼽는다. 첫째, 나심 탈레브(Nassim Taleb)의 『행운에 속지 마라(Fooled by Randomness)』다. 투자에는 무작위성(randomness)이 가득해, 세상을 물리학처럼 결정론으로 보면 잘못된 결론에 이른다. 높은 수익률이 실력의 증거처럼 보여도, 실은 미친 베팅이 운으로 맞은 것일 수 있다. 둘째,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다. 그는 예측가를 두 부류로 나눴다—모르는 사람, 그리고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 요컨대 예측은 부질없다는 것이다. 이 둘은 미래를 겸손하게 대하라고 가르친다. 

나머지 둘은 그래서 어떻게 할지를 말한다. 셋째, 찰리 엘리스(Charley Ellis)의 '패자의 게임(The Loser's Game)'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게임에서는 위너를 노리기보다 범실(패자)을 줄이는 편이 낫다. 넷째, 1978년 만난 마이클 밀컨(Michael Milken)의 하이일드 채권(high yield bond)이다. 채권 투자의 관건은 화려한 승자를 고르는 게 아니라 살아남을 것을 쥐고 부도날 것을 피하는 데 있다. 이 넷을 합치면 그의 결론이 나온다. 미래는 무작위성이 지배해 예측할 수 없으니 예단에 매달리지 말고, 이길 방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게임이니 승자를 좇기보다 패자를 피하라는 것이다.

③ 투자의 비밀 —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에 사느냐

사람들은 흔히 '좋은 자산'을 사면 성공한다고 믿는다. 좋은 건물, 좋은 회사의 주식 같은 것 말이다. 막스는 라디오에서 누군가 "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하면 그 회사 주식을 사라"고 하는 것을 듣고 기가 막혔다고 한다.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그것에 얼마를 치르느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자산도 비싸게 사면 위험하고, 형편없는 자산도 가치보다 싸게 사면 대개 돈을 번다. 그래서 그의 대표작 『투자에 대한 생각(The Most Important Thing)』은 3장에서 '가치를 계산하라'고, 4장에서 '가격과 가치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든 사례가 미국의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다. 1968년 HP·머크·릴리·제록스·IBM·코닥·코카콜라 같은 미국 최고 기업들의 주식을 사서 1973년까지 들고 있었다면, 돈의 90%를 잃었다. 회사가 나빠서가 아니라, 너무 비싸게 샀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B등급 기업의 하이일드 채권은 기대가 워낙 낮게 깔려 있어, 살아남기만 하면 결과는 대개 기대를 웃도는 upside surprise로 나타났다. 결국 어떤 자산이든 가격에 따라 좋은 매수가 되기도, 나쁜 매수가 되기도 한다. 막스는 이렇게 되묻는다. 누가 차를 팔겠다고 하면, 사겠다고 답하기 전에 반드시 물어야 할 한 가지는 값이다. 그런데 무디스는 B등급 채권을 아예 '바람직한 투자의 특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규정했다. 가격이 얼마든 무조건 '나쁜 투자'로 못 박은 것이다. 그러나 어떤 가격에도 살 가치가 없는 자산이란 없다. 무디스는 가장 중요한 질문—'얼마인가'—를 건너뛴 채 판정을 내린 셈이다.

④ 리스크란 무엇인가 —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날 일보다 많다

막스에게 리스크는 변동성이 아니다. 런던 비즈니스스쿨의 엘로이 딤슨(Elroy Dimson) 교수의 정의를 그는 즐겨 인용한다. "리스크란, 실제로 일어날 일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떤 상황이든 벌어질 수 있는 결과에는 넓은 범위가 있고, 그중 가장 그럴듯한 하나가 있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실현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는 늘 강조한다—'일어나야 할 일'이 곧 '일어날 일'은 아니다(should ≠ will). 마땅히 일어나야 할 일이 끝내 빗나가기도 하고, 결국 일어나더라도 우리가 기대한 시점에 오지 않는다. "고평가됐다는 것이 내일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다"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서 두 가지 통찰이 나온다. 하나는 결과만 보고 의사결정의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와튼 시절 '불확실성하의 의사결정'을 배우며 얻은 관점이다. 무작위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훌륭한 판단이 실패로 끝나고, 형편없는 판단이 성공으로 보상받는 일이 얼마든지 벌어진다. 투자업계에는 '잘못된 이유로 옳았던' 사람이 가득하다. 좋은 해에 번 돈이 실력의 증거가 되지 못하는 이유다.

다른 하나는 평균이 아니라 최악의 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격언은 이렇다. "평균 수심 5피트인 강을 건너다 익사한, 키 6피트의 남자를 잊지 마라." 평균만 보면 안전해 보이지만, 강 한가운데 10피트 구간이 있으면 그는 죽는다. 포트폴리오도 마찬가지다. 평균적인 시장이 아니라 가장 나쁜 날에도 살아남도록 짜야 한다.

⑤ 2차적 사고 — 남들과 다르게, 그리고 더 정확하게

『투자에 대한 생각』의 첫 장이 말하는 것이 2차적 사고(second-level thinking)다. 1차적 사고는 단순하고 빠르다. "좋은 회사다, 주식을 사자"가 전부다. 2차적 사고는 한 겹 더 들어간다. "좋은 회사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좋지는 않고, 그 기대가 이미 주가에 담겨 있다. 그러니 팔자." 눈앞의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판단이 가격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이것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시장 가격은 이미 모두의 견해가 모여 만들어진 결과이므로,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면 남들과 똑같은 성과—즉 평균밖에 얻지 못한다. 그래서 우월한 투자자가 되려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되, 그 다름이 더 정확해야 한다. 다르기만 하고 틀리면 그저 손실일 뿐이다. 그러면서 막스는 냉정하게 덧붙인다. 정의상 대부분의 사람은 평균 이상일 수 없다.

⑥ 승자를 좇지 말고, 패자를 피하라 — 방어적 투자

찰리 엘리스는 테니스를 빌려 이렇게 설명했다. 프로의 경기는 '승자의 게임(winner's game)'이다. 상대가 손댈 수 없는 위너(winner)를 꽂아 점수를 딴다. 반면 아마추어의 경기는 '패자의 게임(loser's game)'이다. 점수의 대부분은 멋진 샷이 아니라 범실(unforced error)로 갈린다. 그러니 아마추어는 화려한 샷을 노릴 게 아니라, 그저 공을 스무 번 넘겨 상대가 열아홉 번밖에 못 넘기게 하면 이긴다. 엘리스는 투자도 바로 이 패자의 게임이라고 봤다. 막스는 시장에 비효율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을 꾸준히 활용하려면 예외적인 사람이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대다수에게 답은 방어다—승자를 좇기보다 패자를 피하는 것.

이 사고는 채권에서 특히 분명하다. 그는 이를 '배제의 기술(negative art)'이라 부른다. 5%를 약속한 채권은 살아남기만 하면 어느 것이든 똑같이 5%를 준다. 남들보다 더 좋은 채권을 골라 영웅이 될 방법은 애초에 없고, 부도날 것을 걸러 내는 일만이 성과를 가른다. 위대함은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사지 않느냐에서 나오는 셈이다. 오크트리가 1995년 창업 때 써서 지금껏 한 글자도 바꾸지 않은 여섯 개 철학의 첫머리가 '리스크 통제가 가장 중요하다'인 것도 그래서다.

그래서 그의 목표는 상위권이 아니라 꾸준히 중간보다 조금 위다.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근거가 있다. 14년 동안 단 한 해도 눈에 띈 적 없이 매년 상위 27~47%(2사분위)에 머문 펀드가 있었는데, 14년 전체 성과로는 상위 4%에 올랐다. 매년 앞서갔기 때문이 아니라, 큰 사고를 한 번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들이 좋은 해에 앞서고 나쁜 해에 무너지는 동안, 이 펀드는 무너지지 않았을 뿐이다. 최악의 결과만 잘라 내면 평균은 저절로 훌륭해진다.

⑦ 예측할 수 없다, 대비할 수 있다 — 사이클과 무상(mujo)

막스가 일본 문화에서 가져온 개념이 무상(無常·mujo)이다. 변화는 불가피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통제할 수 없다. 그러니 변화를 통제하려 들지 말고, 받아들인 뒤 활용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그의 대표 격언이 나온다—"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대비할 수 있다(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 대비란 미래를 알아맞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미래가 와도 무너지지 않도록 미리 자리를 잡아 두는 일이다. 하나의 시나리오에만 최적화하면 그 시나리오가 빗나가는 순간 치명타를 입지만, 여러 시나리오에서 무난하도록 짜 두면 어느 쪽이 오든 살아남는다. 다만 폭등과 폭락 양쪽 극단에 동시에 대비할 수는 없으니, 분포의 가운데를 겨냥하는 것이 현실적인 답이다.

그렇다면 미래는 완전한 무작위인가. 그렇지는 않다. 동전은 열 번 연속 앞면이 나와도 열한 번째는 여전히 50 대 50이다. 매 시행이 독립적이라, 동전에는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는 기억이 있다. 과거에 벌어진 일, 그리고 그 일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가 다음에 일어날 일에 반쯤 예측 가능한 영향을 남긴다. 사이클이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리고 사이클을 만드는 것은 대개 인간의 행동이다. 낙관이 퍼지면 사람들은 지갑을 열고, 기업은 공장을 짓고 사람을 뽑는다. 그렇게 경제는 한동안 추세를 웃돌며 달린다. 그러나 과열은 스스로 씨앗을 뿌린다. 설비가 넘치고 소비가 물리는 순간, 흐름은 추세 아래로 꺾인다. 호황이 불황을 만들고, 불황이 다시 호황을 만든다. 60년 가까이 사이클과 함께 살아온 그가 내린 결론이다.

⑧ 역발상의 기술 — 남들이 두려워할 때

막스가 꼽는 격언 중 하나는 "현명한 이가 처음에 하는 일을, 어리석은 이는 마지막에 한다"이다. 싼 자산을 먼저 사면 현자, 다들 오르는 것을 보고 마지막에 올라타면 바보다. 같은 자산, 다른 가격일 뿐이다. 그렇다면 언제 공격적으로 변해야 하는가—모두가 신중해지는 때, 즉 폭락으로 가격이 바닥일 때다. 버핏의 말처럼 "남들이 부주의할수록, 우리는 더 신중해야 한다." 뒤집으면, 남들이 공포에 질려 헐값에 던질 때가 우리가 공격적으로 변할 때다.

다만 역발상을 늘 발휘할 수는 없다. 막스의 아들은 "아버지의 시장 판단이 옳았던 건 50년에 딱 다섯 번만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미친 듯 높거나 미친 듯 쌀 때—그 극단에서만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는 모멘텀을 사지 말라고 단호히 말한다. 오른다는 이유로, 혹은 계속 오를 것 같다는 이유로 사서는 안 되며, 오직 가치가 좋을 때만 사야 한다. 경제학자 허버트 스타인의 말처럼 "지속될 수 없는 것은 결국 멈춘다." 그가 쓴 메모 '캘리브레이팅(Calibrating)'의 요지도 같다.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극대화할 수는 없으니, 지금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지를 조율하라는 것이다.

⑨ 메모, 그리고 운(運)

그는 1990년부터 메모를 써 왔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 손으로 써서 복사하고 봉투에 넣어 부쳤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한 건 그저 즐거웠기 때문이다. 지금 그의 글은 명료함으로 유명하다. 그가 바라는 최고의 반응은 일곱 단어다—"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I never thought of it that way)." 이미 아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글은 아무것도 더하지 못한다. 그는 말하듯 쓰려 하고, 전문용어라는 '문외한을 향한 음모'를 경계한다. 비결을 공짜로 나눠 줘도 위험하지 않은 이유는, 개념을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가 반복하는 또 하나의 주제는 운이다. 리야드의 호텔 방에서 우연히 집어 든 잡지에 운에 관한 글이 실려 있었고, 그 첫머리에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Jack Dorsey)의 말이 인용돼 있었다—"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운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막스는 곧바로 메모 '운이 따른다는 것(Getting Lucky)'을 써서 받아쳤다. "나는 도무지 동의할 수 없다."

흔히들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운이 된다'고 말한다. 막스가 짚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때로는 아무리 준비해도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다. 그 사람은 그저 운이 나빴을 뿐이다. 우리 주위에는 유능하고 선의를 가졌고 성실한데도 끝내 운이 따르지 않은 사람이 있고, 그중 무엇 하나 갖추지 못했는데 운이 따른 사람도 있다. 기회는, 혹은 운은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지금의 자리에 오른 데도 믿기 어려울 만큼 큰 운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⑩ 오늘의 시장 — Sea Change와 '높지만 미치지는 않은' 밸류에이션

그의 오랜 화두는 '씨 체인지(sea change)'다. 1980년 그의 대출 금리는 22.25%였고, 2020년엔 2.25%에 돈을 빌렸다. 이 40년간의 2,000bp 하락을 그는 반세기 금융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면서도 그만큼 주목받지 못한 사건으로 꼽는다. 흔한 오해와 달리 그는 금리가 오른다고 말한 적이 없다. 더는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했을 뿐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 가치는 오르고 차입 비용은 낮아져 빚으로 자산을 산 쪽은 이중의 보너스를 받는다—private equity가 바로 그런 사업이다. 요지는 하나다. 그 시대가 끝났으니, 그 덕을 가장 크게 본 전략은 예전만큼 잘되지 않는다.

2026년, 그 경고는 청구서로 돌아왔다. 기준금리가 0에서 5.25~5.5%로 오르자, 파트너 브루스 카쉬(Bruce Karsh)의 표현대로 "많은 private equity 기업이 400bp의 금리 상승을 예상하지 못한 자본구조를 짊어지게 됐다." 이자 부담이 수익성과 차환 능력을 갉아먹고 매각 가격이 내려가자, LP 분배금이 줄고 새 펀드 출자 여력까지 마르는 연쇄가 이어졌다. MSCI 추정으로 2022년~2025년 3분기 미국 private equity 펀드의 연환산 수익률은 5.8%, 같은 기간 S&P 500은 11.6%였다. 금리가 내려가는 40년간엔 자산을 들고만 있어도 스스로 똑똑하게 느껴졌지만, 막스의 지적은 냉정하다—"그건 당신 실력이 아니었다."

주식시장을 보는 눈도 신중하다. S&P 500은 11개 분기 만에 약 75% 올랐는데, 이를 만든 것은 실적이 아니라 낙관과 PE(주가수익비율)의 상승이었다. 2025년 8월 메모 '가치의 계산법(The Calculus of Value)'에서 그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의 PE 30대, 엔비디아 50대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해자와 수익성을 갖췄고, 1969년 니프티 피프티의 60~90에 비하면 광기라 할 수준도 아니라는 것이다. 정작 걸리는 쪽은 나머지 493개 기업이다. PE 19~21인 이 평범한 기업들이 왜 80년 평균 16을 웃돌아야 하는가. 그래서 S&P는 "높지만 미치지는 않은(lofty but not nutty)" 수준이며, 하락에 휩쓸리기 싫은 보수적 투자자라면 칩을 조금 걷어 낼 때라는 결론이다. 물론 면책도 잊지 않는다—투자 조언이 아니라고.

 

 

원 영상 : YouTube — 하워드 막스 강연·인터뷰 모음

인물 : Howard Marks — Oaktree Capital 공동창업자, 저서 『투자에 대한 생각』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